2026년 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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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하지 마세요

한줄 요약

신년을 맞아 창업해도 되느냐는 질문이 많아졌습니다. 저는 아직 9년차라 해줄 말이 많지 않지만, 하지 말라는 말은 자신있게 할 수 있습니다. 숫자·생존율·가정과 근거 구분으로 말리고, 공동창업자 때문에 다시 시작했을 모순도 적습니다.

2026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신년을 전후로 창업해도 되는지에 대한 질문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계속해도 되는지, 지금이 타이밍인지, 회사를 나와도 되는지. 형태는 달라도 묻는 내용은 같습니다.

저는 아직 9년차입니다. 딱히 해줄 말이 많지 않습니다. 그래도 자신있게 할 수 있는 말은 하나입니다.

하지 마십시오. 말리고 싶습니다.

아래에 근거를 적습니다. 제 감각과 확인 가능한 숫자를 구분합니다. 사업 판단이 어긋나는 이유는 대개 계산 실수가 아니라, 가정을 근거로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업은 제작이 아닙니다

제작은 즐겁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상태에서 무언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쾌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저도 그 이유로 이 일을 이어 왔습니다.

다만 사업은 제작한 시점이 아니라, 만든 것을 유상으로 팔기 시작하는 시점부터 성격이 바뀝니다.

  • 새벽 장애가 나면 새벽에 대응해야 합니다
  • 결제한 사람이 환불을 요청하면 시험·휴가와 무관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 제품이 이상한 결과를 내면, 제가 전부 이해하지 못해도 설명해야 합니다
  • 세금·계약·채용·갈등은 매출이 작아도 옵니다

이 대응은 수년간 거의 매일 이어집니다. 취미로 만드는 일과 타인의 돈을 받는 일 사이에는 강이 있습니다. 그 강을 건널 헌신을, 지금 여기에 쏟는 것이 최선인지는 별개의 질문입니다.

숫자부터 보십시오

국가데이터처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2018년 신생기업의 5년 생존율은 36.4%입니다. 1년 생존율은 64.4%입니다.1 세 곳 중 두 곳은 5년 안에 사라집니다.

실패의 형태도 영화와 다릅니다. 극적인 파산보다, 2~3년 애매하게 굴러가다 지쳐 조용히 놓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동안의 시간과 기회비용은 회수되지 않습니다. 시작 전에 물을 질문은 "성공할 것인가?"가 아니라 "애매한 몇 년도 감당할 것인가?"입니다.

성공 신화는 넘칩니다. 실패가 남기는 개인적 좌절과 사회적 비용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그 불균형 자체가 위험합니다. 세상은 반짝이는 사업가만 조명하기 쉽습니다.

가정과 근거를 가르십시오

매출 시트는 대개 낙관입니다. 도달 × 전환 × 단가를 곱하면 그럴듯해 보입니다. 문제는 곱셈이 아닙니다. 각 칸이 가정인지 근거인지입니다.

"시장 전체의 5%가 산다"는 흔한 가정입니다. 업계 전환율은 대개 이미 들어온 무료 사용자 기준이지, 시장 전체 기준이 아닙니다. 두 숫자를 섞으면 희망이 됩니다.

현실의 전환율은 낮습니다. 프리미엄→유료는 수 %대가 흔하고, 업종에 따라 대략 2.6%~5.8%입니다.2 방문부터 세면 더 빡빡합니다. 방문 1,000명당 유료 약 5명, 대략 0.5% 전후입니다.3

원가도 보십시오. 인프라·수수료·고정비를 빼고 시급으로 환산하면 최저임금을 밑도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는 성장이 아니라 값비싼 취미입니다.

얇은 차별점도 오래가기 어렵습니다. 이미 잘나가는 타사 플랫폼이 기능을 흡수하는 패턴(Sherlocking)은 오래되었습니다.4 프롬프트·UI·래퍼만으로는 선점 프리미엄이 거의 없을 수 있습니다.

나이보다 도메인

고성장 창업 연구에서 상위 0.1% 창업자의 평균 연령은 45.0세 부근이었습니다. 하이테크·허브·성공 엑싯으로 좁혀도 방향이 같았습니다.5 나이 자체가 원인이라기보다, 해당 산업의 사전 경험이 성공을 강하게 예측했습니다.5

"젊어서 일단 시작"은 그 데이터와 잘 맞지 않습니다. 도메인 깊이가 쌓인 뒤의 같은 아이디어는, 지금과 다른 물건이 됩니다. 사이트와 피치 덱은 나중에 다시 만들 수 있습니다. 특정 시기의 현장 시야는 그때가 지나면 다시 얻기 어렵습니다.

더 똑똑했다면 / 그런데도 다시 한다면

제가 조금 더 똑똑했더라면 사업을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기회비용·확률·하방만 보면 대부분의 시작은 성립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정직하게 적겠습니다. 다시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저는 다시 사업을 시작할 것입니다.

이유는 아이디어가 훌륭해서가 아닙니다. 좋은 사람들이 공동창업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3년 동안 월급을 받기는커녕, 수억 원의 빚을 감수하고, 가족·친구에게 돈을 빌려서라도 직원 월급을 주려 할 만큼 간절했습니다. 학교를 자퇴하거나 변호사 타이틀을 내려놓을 만큼 미친 사람들이었습니다. 사무실에서 수년간 박스를 깔고 같이 잘 사람들이었고, 곰팡이 핀 단칸방에서 부대끼며 잘 수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기회비용과 고통보다, 성장의 기쁨이 더 컸습니다. 그 기쁨의 대부분은 혼자 만든 것이 아니라, 그런 사람들과 같은 방향을 본 시간이었습니다.

컨테이너보다 힘들다

저는 컨테이너 박스에 살았던 만큼 강하다고 자부할 수 있었습니다. 사업은 그것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장애, 급여, 계약, 갈등, 자존심, 불확실성. 매일의 대응이 본업이 됩니다. 만드는 재미는 일부이고, 대부분은 버티는 일입니다. 그 버팀을 함께할 사람이 없다면, 저는 시작을 권하지 않습니다.

공동창업자를 고르는 일은 아이디어를 고르는 일보다 무겁습니다. 박스와 단칸방과 빚을 같이 감당할 수 있는지가, 피치 덱의 숫자보다 먼저입니다.

시작 전에 물을 것

새 프로젝트를 볼 때 저는 대략 이렇게 묻습니다.

  1. 이 문제를 나만큼 아는 사람이 몇 명인가? 학생·소비자로서의 불편과, 현장이 돈을 내는 문제는 시장 크기가 다릅니다.
  2. 고객이 이미 이 문제에 돈을 쓰고 있는가? 신규 지출을 만드는 일보다 기존 지출을 대체하는 일이 어렵습니다.
  3. 최악에 남는 것이 무엇인가? 경험·포트폴리오면 초록에 가깝고, 법적 책임·빚이면 빨간에 가깝습니다.
  4. 수년간 거의 매일 대응할 수 있는가? 의지 문제가 아니라 물리·시간의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5. 이 일이 다음 10년에 축적되는가? 일회성 기술보다 도메인 복리가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과 근거를 표로 나누십시오. 도달·무료·유료를 섞지 마십시오. 낙관 순이익을 시급으로 환산해 보십시오. 애매함의 정의를 시작 전에 적어 두십시오.

그래서

묻지 마십시오. 하지 마십시오.

더 똑똑한 선택이 있다면 대개 그쪽입니다. 도메인에 더 오래 남고, 실력을 쌓고, 환상이 걷힌 뒤에 다시 보십시오. 만들고 싶다면 취미·학습·포트폴리오로 남기고, 유상 판매와 법인·고용의 문턱은 천천히 넘으십시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스와 곰팡이와 빚을 같이 질 사람이 이미 옆에 있다면, 그때의 결정은 제가 말릴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저는 그 경우에만, 다시 시작했을 것입니다.

숫자로 말리면 대부분 말려야 합니다. 사람 때문에 다시 한다면, 그 사람의 기준을 아이디어보다 높이 두십시오.

출처

  1. 국가데이터처, 「2024년 기업생멸행정통계(잠정) 결과」. 2018년 신생기업 5년 생존율 36.4%, 2022년 신생기업 1년 생존율 64.4%.

  2. First Page Sage, SaaS 고객 표본(2021~2025) 기준 프리미엄→유료 전환율. 업종별 편차: 에듀테크 약 2.6%, RegTech 약 5.8% 등.

  3. Kyle Poyar, ChartMogul, ProductLed 공동 조사(B2B 소프트웨어). 방문 1,000명당 무료·유료 전환 규모와 초기 가치 실현의 중요성.

  4. 플랫폼이 서드파티 기능을 흡수하는 Sherlocking 패턴(2002년 Apple Sherlock/Watson 사례에서 유래한 통칭). 파운데이션 모델 시대에 흔히 거론되는 해자: 독자 데이터, 워크플로 통합, 유통, 브랜드·신뢰, 네트워크 효과.

  5. Azoulay, P., Jones, B. F., Kim, J. D., & Miranda, J. (2020). "Age and High-Growth Entrepreneurship." American Economic Review: Insights. 상위 0.1% 평균 창업 연령 약 45.0세. 산업 사전 경험이 성공을 강하게 예측. 2